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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연구

머리말코민테른에서 산 것과 죽은 것

작성자 : 강성호, 정성진
작성일자 : 2019-09-26 01:39:02 조회수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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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민테른에서 산 것과 죽은 것

올해는 코민테른(1919~1943년) 창설 100주년 되는 해인데, 이를 기념하는
이벤트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작년과 재작년에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자본론?? 출판 150주년, 러시아혁명 100주년 등을 국내외 진보좌파가 자신들
의 흥행 기회로 요란하게 활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사실 마르크스
나 ??자본론??, 혹은 심지어 러시아혁명과 달리, 코민테른은 진보좌파 다수에게
잊고 싶은, 혹은 지우고 싶은 ‘흑역사’였다. 무엇보다 코민테른은 자신의 명칭
으로 표방했던 ‘공산주의적 국제주의’(Communist International)를 오히려 압살
했던 스탈린주의 소련의 제국주의적 대외 정책의 도구로서 자신의 생을 치욕
적으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혁명 전체를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질
수 없는 것처럼 러시아혁명의 산물인 코민테른의 역사를 몽땅 ‘죽은 개’ 취급
할 수는 없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조국방위주의’로 타락한 제2인
터내셔널에 대항하여 1915년 레닌과 트로츠키 등이 주도했던 짐머발트
(Zimmerwald) 반전평화 회의로 소급되는 코민테른의 창립 정신, 즉 프롤레타리
아트 국제주의는 1924년 레닌 사망 후 시작되고 1928년 국가자본주의 반혁명
이후 본격화된 코민테른의 ‘스탈린주의화’ 이전 네 차례의 대회들에서는 견지
되었는데, 이는 100년 지난 오늘에도 진보좌파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유효하
다. 실제로 초기 코민테른(1919~1923년)의 프롤레타리아트 국제주의의 이론과
실천은, 그 ‘볼셰비키화’의 모순과 한계에도,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진
보좌파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좌파 포퓰리즘’ 혹은 ‘좌파 민족주의’(‘우리
민족끼리’, ‘반일 죽창가’ 등) 등을 제2인터내셔널의 ‘조국방위주의’ 또는 스탈
린주의 코민테른의 ‘반제국주의 NL 노선’의 21세기적 변종으로 비판하고, ‘새
로운 인터내셔널’(New International)의 글로벌 대항헤게모니를 기획하는 데 유
용한 역사적 상상력을 제공한다. 이번 호 코민테른 창설 100주년 기념 특집은

이런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코민테른은 1889년 창립된 제 2차 인터내셔널의 연속성과 단절 속에서 출현
하였다. 코민테른은 20세기 전반기 가장 중요한 국제정치 운동조직의 하나였
고 한국 식민지 시기 독립운동사와도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코민
테른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서는 코민테른이 활동했던 시기에는 물론 그 이후
에도 국제적으로 큰 논쟁의 대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된 세계적
냉전 시기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코민테른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제약을 받
을 수밖에 없었지만, 1991년 구소련이 해체되고 코민테른 문서고가 개방되면
서, 코민테른에 대한 연구가 새롭고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번 호 코민테른
창립 100주년 특집에는 이와 같은 최근의 연구 경향을 반영한 두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먼저 원영수는 ?코민테른 연구의 최근 흐름과 향후 연구과제?에서 코민테른
연구 동향을 역사적으로 개괄하고, 1991년 구소련 해체 전후의 주요 연구 경향
을 소개한다. 원영수는 구소련 해체 이전 시기는 냉전학파와 수정주의를 중심
으로, 또 해체 이후 시기는 새로운 통사와 초국경적 연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동시에 기존 연구 동향에 대한 필자 입장에서의 비판적 검토와 향후 연구 방향
도 제시하고 있다. 이 논문은 최근 국내에서는 코민테른에 대한 연구가 거의
중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서의 최신 연구 동향을 정리해 소개함으로써
코민테른의 현재적 의의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코민테른은 일제강점기 한국 공산주의 운동, 민족운동과 밀접한 관련
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한국의 운동가들이 당시 코민테른과 어
떠한 관련을 가지고 활동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윤상원의 ?국제공산당과
국제공산청년회 속의 한인 혁명가 — 박진순과 조훈의 활동 비교?는 이런 관
점에서 접근한다. 윤상원은 이 논문에서 일제강점기에 혁명적 민족주의자로 출
발한 박진순과 조훈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사회주의자로 변신하여 각각 상해
파와 이르쿠츠쿠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는지, 또 각각 코민테른 집행위원회
집행위원, 국제공산청년동맹 중앙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공통점과 차
별성이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코민테른 시기 한국의 사회주의와 코민
테른의 상호 관계, 당시 사회주의 진영 내의 다양한 층위에 대한 이해는 코민테

른과 한국 공산주의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 호에는 엄선한 일반논문 2편을 게재했다. 먼저 안현효는 ?통화정책을
통한 기본소득의 가능성?에서 기본소득의 재원으로서 화폐에 주목하여 통화정
책을 통한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한다. 안현효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기존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되면서 출현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
완화 정책의 발전 과정에서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를 규정하고, 이를 활용하
여 기본소득의 재원을 찾으려 한다. 송종운은 ?연준의 공개시장운영 여건의 변
화와 다중 기준금리체계에 대한 분석?에서 연준 대차대조표의 자산과 부채 항
목의 변동에 주목하여 연준의 연방기금시장에서의 영향력, 즉 금융시장의 통제
력과 다중 기준금리체계 실험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연준의 유동성 횟수가 이
뤄지지 않는 한 현재의 연준 다중 기준금리체계는 계속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번 호 논쟁에서는 박현웅이 프레드 모슬리(Fred Moseley)의 ??화폐와 총체??
(2016)에 관한 자신의 서평(본지 2019년 봄호 게재)에 대한 모슬리의 답변(본지
2019년 여름호 게재)을 다시 반박하면서, 모슬리가 애초 제기한 마르크스의 가
치론에 대한 거시-화폐적 해석과 관련된 논쟁을 이어간다. 박현웅은 투입물과
산출물 가격의 일치 명제는 모슬리의 거시-화폐적 해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임에도, 모슬리의 모형에는 이 명제가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이 명제를 모형에
포함시킬 경우, 모슬리의 거시-화폐적 해석의 논리적 문제가 드러난다고 주장
한다. 박현웅은 가변자본이 소비재의 생산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이윤율
에 대한 두 개의 서로 다른 해 중 하나는 기존의 투입산출 모형의 이윤율 해와
동일하게 되는 반면, 가변자본이 명목임금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 이윤율과 생
산가격의 해는 모슬리의 방식과 동일하게 결정되지만, 이 해와 연결된 산출량
의 해는 일반적 조건에서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리저저우(Li Zhezhou)는 이번 호 영어논문,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
셔티브의 지정학적 도전에 관한 연구?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
한 미국, EU, 러시아와 인도의 대응을 분석한다. 리저저우에 따르면, 트럼프의
‘C5+1’ 프로젝트나 모디(Modi)의 ‘모삼(Mausam) 프로젝트’는 ‘일대일로’ 이니
셔티브에 배타적이고 병렬적이며 경쟁적 측면이 강하다. 또 ‘일대일로’는 유라

시아 경제 연합과의 협력에서도, 또 EU의 ‘벨트와 로드’의 이행-변화에서도,
불안정한 위험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19년 8월 20일

강성호, 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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