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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연구

머리말엥겔스와 마르크스주의 탄생의 재조명

작성자 : 곽노완, 정성진
작성일자 : 2020-04-08 03:14:28 조회수 :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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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와 마르크스주의 탄생의 재조명 

올해는 마르크스와 함께 과학적 사회주의의 이론적, 정치적 효시였고 사회
주의 운동을 국제적 운동으로 조직했던 엥겔스(1820~1895)가 태어난 지 200주
년 되는 해이다. 독자적인 이론가이면서, 마르크스 사후 마르크스의 이론적 해
설가 및 편집자 역할까지 도맡았던 엥겔스는 소련 등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채용한 ‘공식’ 또는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표준이 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엥겔
스는 마르크스와 함께 ??신성가족??, ??독일 이데올로기??, ??공산당선언??의 공저자
였을 뿐 아니라 마르크스의 악필을 해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에,
마르크스의 ??자본론?? 유고 편집의 최적임자였고 ??자본론?? 1권 3판과 4판 및
2권, 3권을 편집하였다. 따라서 엥겔스의 편집이나 해설이 마르크스 해석의 표
준으로 간주되고 권위를 갖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반해
루카치의 영향을 받은 상당수의 서구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엥겔스를, 마르크스
를 속류화시키거나 사회에만 적용될 수 있는 변증법을 자연의 법칙으로 왜곡
했다고 비난했다. 엥겔스에 대해 전적으로 타당하거나 아니면 전적으로 오류라
는 이러한 양극단의 평가는 오랫동안 마르크스주의를 이론적으로 분열시켰을
뿐만 아니라 형해화시키기도 했다.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비판??에 대한 엥겔
스의 논리역사주의적 해석을 수용한 로젠탈(Rosenthal) 및 이에 대한 바크하우
스(Backhaus) 등 ‘새로운 독해(neue Lektüre)’ 학파의 비판, 자연변증법에 대한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옹호 및 이를 헤겔적 오류로 치부한 루카치의 비판은
생산적인 이론적 결과를 낳기보다는 비난과 낙인 찍기로 점철된 동·서 마르크
스주의 사이의 진영대결로 귀결되곤 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 몰락의 충격이 지나가고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대안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새롭게 이어지면서, 2000년대 이후 최근까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론적 관계를 재조명하거나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새

로이 진화된 신유물론의 원류로 재구성하는 연구성과 및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의 비전을 재구성하려는 연구성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
러한 이론적, 실천적 배경에 기초해서 엥겔스 탄생 200주년을 계기로 마르크스
와 엥겔스의 관계 및 마르크스‘주의’의 탄생, 그리고 포스트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견해를 재조명하고 재구성하는 이론적 작업은 마르크스
주의 연구의 진화와 도약을 위해 중대한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 특집 ‘엥겔스와 마르크스주의의 탄생’은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기획되
었으며, 모두 3편의 논문으로 구성했다.
먼저 미하엘 하인리히는 ?엥겔스 다시 읽기?에서, 엥겔스의 마르크스의 ??정
치경제학비판??(1859)에 대한 논평이 논리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의 관련에 대한
마르크스의 방법을 온전히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되거나 아니면 마르크스의 정
치경제학 비판에 고유한 체계 변증법적 방법을 왜곡한 것이라고 비난받는 양
극단의 해석을 배격한다. 하인리히에 따르면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비판??에
서 역사적인 분석은 ‘논리적’ 고찰을 통해서 획득된 지점들에서, 또 그 전제들
아래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자본과 임금노동의 발생 및 전개는 물론 잉여가치
및 이윤에 대한 학설사적 서술 등 텍스트 전체의 주요 구성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처럼 ‘변증법적 서술+역사적인 서술’이 융합되어 전개
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비판??의 특유한 방법이, 논리적 서술과 역사적 서
술의 평행 여부에 대한 찬반 논의로 치환 왜소화된 것이 마르크스에 대한 엥겔
스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이런 엥겔스의 오해는 궁극적으로 마르
크스의 텍스트 자체의 모호함에 기원한다는 점을 문헌학적으로 세밀하게 밝히
고 있다. 서동진은 ?자연은 변증법의 시금석이다?에서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최근의 신유물론과 대결시키는 재해석을 제시하면서,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생태론적 유물론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그간 엥겔스의 자연변증법을 마르크스
로부터 분리시키고 폐기한 루카치 이래 비판이론 등 서구 마르크스주의 흐름
과 자연변증법에 대한 옛 소련 당철학의 전비판적 존재론화를 동시에 넘어서
는 비전을 제시하는 기획이다. 이러한 서동진의 기획은 마르크스주의 생태학의
재도약을 위한 철학적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성진은 ?엥겔스의
포스트자본주의론의 재조명?에서 엥겔스의 포스트자본주의론이 아래로부터

사회주의라는 어소시에이션의 흐름에 서 있음을 강조한다. 정성진에 따르면,
엥겔스는 포스트자본주의론을 노동시간 계산 계획 모델로 정식화했다는 점에
서, 또 포스트자본주의론 자체를 하나의 독립된 이론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
서, 마르크스보다 앞섰지만, 엥겔스가 마르크스와 달리 자유를 법칙의 인식과
조작 기능으로 간주하고, 포스트자본주의에서 재건되는 개인적 소유의 대상을
소비재로 한정했던 것은 엥겔스 사후 마르크스주의가 국가집권주의, 스탈린주
의로 타락하는 소지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번 호에는 모두 4편의 일반논문을 게재했다. 먼저 곽노완이 ?플랫폼 자본
주의 시대의 프레카리아트와 기본소득의 확대?에서 신자유주의 시대의 비정규
직 확산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 노동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과
인공지능의 진화로 고용된 임금노동 외부의 노동과 활동(자유노동)으로까지 마
르크스가 말한 착취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사회의 압
도적 다수를 이루는 불안정 무산 노동자인 프레카리아트는 공유지를 수탈당하
여 임금노동 내지 자유노동을 착취당하는 계급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하
지만 곽노완은 이 프레카리아트는 기본소득의 형태로 공유지배당을 찾아오는
주체로 다시 재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플랫폼 자본주의에 맞서 대안적
공동소유의 플랫폼을 창출하여 플랫폼 공유지배당 형태로 기본소득의 범위를
확대하는 플랫폼 공유주의의 지평을 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변상출은 ?포
스트담론 이후의 대안문화 모색?에서 1989년 이후 득세했던 각종의 포스트담
론들을 주체성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변상출에 따르면 주체의 망각
은 포스트 담론에서 특징적이다. 예컨대 1989년 이후 한국의 포스트담론에서
1960년 4월 혁명의 ‘고등학생 주체’나 1987년 6월 항쟁의 ‘대학생 주체’는 완
전히 잊혀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상출은 21세기 들어 글로벌 자본주의의 모
순이 격화되면서 주체들이 2011년 뉴욕의 주코디 공원, 2016~2017년 한국의
광화문 등에서 다시 출현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이 새로운 주체들은 이전처
럼 단일한 색깔의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니라 역사유물론과 포스트 담론이 화
해하는 새로운 복수의 주체들이라고 주장한다. 김장민은 ?마르크스 혁명관에
대한 바뵈프주의의 영향?에서 프랑스혁명 시기 바뵈프는 루소와 로베스피에르
등 급진적 공화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들의 혁명적 사상은 다시 마르크스

의 공산주의 사상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장민은
급진 공화주의, 신바뵈프주의 및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간의 차이에도 주목한
다. 즉 로베스피에르는 사유재산의 평등을 주장했지만, 바뵈프는 사유재산 제
도의 폐지와 재산공동체의 건설을 주장했으며, 또 바뵈프는 음모적 봉기와 소
수 독재를 주장한 반면, 마르크스는 소수 혁명가의 독재가 아닌 다수자 혁명,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옹호했다는 것이다. 스테판 간들러(Gandler)는 ?아돌포
산체스 바스케스와 지식의 문제?에서 멕시코 UNAM 대학의 마르크스주의 철
학자 바스케스 의 사상을 그의 주저 ??실천 철학??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간들러
는 바스케스가 ??실천 철학??에서 마르크스의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를 새롭
게 읽으면서 전통적 유물론과 관념론의 대립을 넘어서는 새로운 유물론을 정
립한 것에 주목한다. 간들러에 따르면 바스케스가 이해한 마르크스의 새로운
유물론의 핵심은 기존의 전통적 유물론처럼 인간의 지식을 외부 세계의 대상
들이 인간의 감각 기관에 작용한 결과로 간주하거나, 우리가 직면하는 세계를
단순히 축적된 물질로서 보지 않고, 우리의 세계를 인간 자신의 활동의 산물로
서 즉 실천의 산물로서 간주하는 것이다. 이번 호 서평논문에서는 마이클 로버
츠 가 출피디스와 차리키의 ??고전정치경제학과 현대자본주의??를 검토한다. 로
버츠에 따르면 이 책은 샤이크의 ??자본주의??를 잇는 실증적 마르크스주의 경
제학의 집대성이다. 로버츠는 이들의 이윤율의 저하경향 법칙을 중심으로 한
경제위기의 경험적 분석과 기존의 주류 및 비주류경제학의 독점이론에 대한
이론적 실증적 비판이 중요한 기여라고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들이 마르크스의
경제학비판을 고전학파 경제학의 흐름의 연속선상에 위치 짓는 것에는 아쉬움
을 표시한다.

2020년 2월 20일
곽노완, 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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