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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연구

머리말총체적 위기와 포스트자본주의의 필요성

작성자 : 박승호, 정성진
작성일자 : 2021-04-01 04:10:02 조회수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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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위기와 포스트자본주의의 필요성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발생 이후 대안 사회에 대한 논의가 풍성해졌다. 한동안 세계를 풍미했던 TINA(‘자본주의 이외 대안 부재론’)는 자취를 감추었다. 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토피아적 공상으로 치부되었던 포스트자본주의가 이번 위기에서는 존재 그 자체의 위기에 직면한 인류의 대안으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위기는 진보좌파의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이전의 역사적 위기들,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의 구조적 위기, 1997년 ‘IMF 위기’,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등도 진보좌파의 기회였다. 하지만, 진보좌파는 이 역사적 기회들을 살리지 못했다. 이 위기들은 자본주의의 붕괴 전복이 아니라 재구성 발전으로 이어졌으며, 오히려 진보좌파의 위기, 체제 내 편입과 주변화를 결과시켰다.

 자본주의의의 위기가 이처럼 노동의 기회가 아니라 위기로 전가 역전된 것은 위기에 대한 노동의 대안이 부적절하고 불충분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 위기들에 대해 진보좌파는 대체로 케인스주의(개혁주의)나 스탈린주의(2단계혁명 혹은 국가자본주의)로 대응했으며, 위기의 원인인 자본주의의 근본적 지양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이에 비해 이번 위기에서는 ‘자본주의적 현실주의’(capitalist realism)의 자장에서 벗어난 ‘탈성장 공산주의’, ‘디지털 사회주의’, ‘커먼주의’, ‘가속주의’ 등 다양한 포스트자본주의 담론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아직 진보좌파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소득주도성장, 기본소득, MMT(현대적 화폐이론) 등 개혁주의 대안들이다. 하지만 포스트자본주의 대안은 개혁주의와의 논쟁, 또 다양한 포스트자본주의 대안들 상호 논쟁을 통해 조만간 진보좌파의 헤게모니 담론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1년차인 올해가 로자 룩셈부르크 탄생 및 파리 코뮌 150주년 해인 것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포스트 자본주의인가, 야만(총체적 위기와 멸종)인가의 갈림길에서 인류의 선택은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번 호 특집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좌파의 대안’을 ‘코로나19 사회적 위기 극복을 위한 교수연구자연대회의’ 주최 워크샵 ‘코로나19 이후 현황과 대안: 경제분과’(2020.10.23.) 에서 발표된 논문 세 편으로 구성했다. 특집 기획을 위해 애쓰신 박승호 교수께

감사드린다.

 박승호는 특집 첫 번째 논문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위기의 성격과 대안? 에서 현재 세계경제가 ‘제4차 구조 위기’의 와중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2의 붕괴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장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강대국들의 대립 충돌이 격화되는 ‘군웅할거’ 시대가 전개될 것이며, 한국경제도 1997년 IMF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승호는 한국경제가 이런 구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의 해체, 생태친화적 재생에너지 체제로의 전환, 사회보장제도의 전면적 확충을 골자로 하는 ‘경제의 민주화·사회화 패러다임’이 요청된다고 주장한다.

 이도흠은 특집 두 번째 논문, ?간헐적 팬데믹 시대: 위기와 모순의 중첩과 대안?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인류 사회는 생명환경의 위기, 기후위기, 자본주의 위기, 4차 산업혁명의 위기들이 서로 ‘중층결정’하는 ‘간헐적 팬데믹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도흠은 또 이번 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토지와 데이터, 로봇의 공유부로의 전환과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 글로벌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복지국가의 수립을 거쳐 자본주의를 넘어선 대안사회로 나아가야 하며, 이를 위해 개인의 삶도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삶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집 세 번째 논문, ?경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대안적 기업소유 모델: 노동자소유기업을 중심으로?에서 이동한은 노동자들이 기업 경영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노동과정을 스스로 결정하며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노동자소유기업을 대안적 기업소유 모델로 제안한다. 이동한이 디자인한 노동자소유기업 모델은 일종의 종업원 주식 소유 제도(ESOP)인데, 여기에서는 매년 기업이 자사주 일정 부분을 노동자 보유 주식으로 전환하며, 노동자들의 기업 인수가 시장친화적으로 이루어져,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호에는 엄선한 일반논문 세 편을 게재했다. 먼저 노중기는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와 노동통제전략 변동: ‘사회적 합의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에서 한국의 노동체제가 전근대적 노동통제에서 종속 신자유주의 노동체제로 전환되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중심으로 한 이데올로기적 조직적 통제가 확대되었다고 분석하고, 국가폭력에 주로 의존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는 부차적이었던 사회적 합의주의가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핵심적인 노동통제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중기는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은 이와 같은 노동체제 변동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적 대응과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덕민은 ?자본축적의 로지스틱 가설 재검토?에서 2011년 윤소영의 자본축적의 로지스틱 가설에 대해 자신이 제기했던 비판에 대한 윤소영의 반론(2012)을 자본축적 과정 및 이윤율에 대한 수학적 모형화 과정과 그 현실성을 중심으로 재반박한다. 김덕민은 “S-모양의 성장모형”을 윤소영처럼 장기적 자본축적 과정으로 이해할 경우, 모형의 현실 설명력이 현저히 떨어질 뿐 아니라 (실제로 윤소영은 이 모형에 근거하여 자본주의가 2010년대 중 붕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여러 다른 가설들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마르크스와 그로스만이 말한 자본의 절대적 과잉축적은 이윤율의 장기적 저하 경향이 아니라, 경기순환 과정의 한 국면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창근은 ?미국 상업은행들의 초과준비금과 준비금에 대한 이자지급 정책: 마르크스의 대부 가능한 화폐적 자본 이론의 관점에서 본 비판적 평가?에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대규모 자산 구입 정책의 결과 나타난 미국 상업은행들의 과도한 초과지불준비금과 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불 정책을 마르크스의 대부 가능한 화폐적 자본 이론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김창근은 미국 상업은행의 과도한 초과준비금은 대부 가능한 화폐적 자본이 대부 수요에 비해 과도하여 나타나는 마르크스의 일종의 퇴장화폐인 “화폐 형태의 유휴자본”이므로, 이러한 퇴장화폐에 대해 이자를 지불하는 정책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2021년 2월 20일

박승호, 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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